나는 그래도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피부 가려움과 천식 증상이 한동안 꽤 좋아진 상태를 유지했었다. 항히스타민제도 거의 끊고 생활할 정도였고 숨 쉬는 것도 예전보다 훨씬 편해졌었다. 그래서 이제는 몸이 조금 회복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한 뒤부터 내 몸은 다시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처음 이상하다고 느낀 건 입 주변이었다. 입술 근처가 빨갛게 부어오르기 시작했고 피부가 점점 예민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려움은 더 심해졌고 결국 다시 항히스타민제를 먹기 시작했다. 좋아졌던 천식 증상도 다시 올라왔고 결국 흡입기까지 다시 사용하게 됐다.
새집으로 이사한 뒤 시작된 변화
처음에는 단순히 이사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사라는 게 원래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피곤하니까 잠시 몸이 예민해진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증상은 좋아지지 않았다.
피부 가려움은 점점 심해졌고 특히 밤이 되면 더 예민하게 올라왔다. 입 주변 피부는 계속 붉게 올라왔고 천식 증상도 다시 나타났다. 숨이 답답하고 가슴이 조이는 느낌까지 들 때가 있었다.
이러한 증상들이 왜 생길까 고민하던 중에 새집증후군 때문에 악화된 것이 아닐까 의심하게 됐다. 새 아파트에서 나오는 각종 유해물질이 피부나 호흡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알아보니 신축 건물에서는 여러 화학물질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몇 년 동안 계속 방출될 수 있다고 했다. 보통 3년 정도는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사람에 따라 훨씬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내가 왜 갑자기 다시 피부 가려움과 천식 증상이 심해졌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특히 원래 알러지 체질이거나 피부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새집 환경에 훨씬 민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이크아웃도 해봤지만 쉽지 않았다
이미 새집에 들어온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어떻게든 환경을 바꿔보려고 노력했다. 가장 많이 찾아봤던 방법이 바로 베이크아웃이었다.
활성탄도 구매해보고 보일러 온도를 높여 집 안 유해물질을 빼내는 방법도 여러 번 시도했다. 보일러를 35도 이상으로 하루 종일 유지해야 했고 그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해야 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우선 난방비가 정말 많이 나왔다. 하루 종일 보일러를 강하게 틀어야 하니까 비용 부담도 컸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그렇게 고생해서 베이크아웃을 해도 내 몸에는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어느 정도 도움이 됐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기대했던 만큼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었다.
심지어 실내 유해물질 검사도 진행했는데 결과는 기준치 이하라 괜찮다는 말만 들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몸은 계속 반응했다. 검사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실제 몸까지 괜찮은 건 아니라는 걸 그때 처음 느꼈다.
알러지 체질이라면 정말 조심해야 한다
나는 지금도 새집증후군이 알러지 질환과 분명히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똑같은 증상을 겪는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처럼 피부 가려움이나 만성 두드러기, 천식 같은 증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훨씬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다.
특히 몸이 예민한 사람들은 새집 환경 자체가 큰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나 역시 좋아졌던 몸 상태가 새 아파트 입주 이후 다시 급격하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누군가 새 아파트 입주를 고민한다고 하면 꼭 신중하게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최소 3~4년 정도 지난 집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새집은 겉으로 보기에는 깨끗하고 좋아 보인다. 하지만 몸이 민감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건강을 힘들게 만드는 환경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나는 직접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