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원래 조금 예민한 성향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들보다 더 크게 영향을 받는 편이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계속 긴장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반응을 굉장히 신경 쓰는 사람이었다.
예전에는 그런 스트레스도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몸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피부묘기증, 천식, 비염 같은 증상들이 한꺼번에 찾아오게 됐다.
대학원 시절부터 시작된 스트레스
대학교 때까지만 해도 그래도 마음이 지금보다는 훨씬 편했던 것 같다. 그런데 대학원에 들어가면서부터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나의 생각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고, 항상 눈치를 보게 되는 순간들이 많았다.
나는 원래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큰 사람이었다. 그래서 힘들어도 참고 버티면서 결국 졸업까지 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마음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던 것 같다.
취업 후 더 심해진 긴장감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는 연구원으로 취업하게 됐다. 주변에서는 좋은 직장이라고 말했고 나 역시 처음에는 어느 정도 만족감을 느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게 느껴졌다.
물론 직장생활이 힘든 건 누구나 비슷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유독 더 긴장하고 위축되는 편이었다. 매일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됐고, 내 자신감은 점점 작아졌다. 내 의견을 표현하는 것도 어려워졌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순간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런 스트레스가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년 동안 계속 반복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긴장감이 몸의 면역력을 계속 떨어뜨리고 있었던 것 같다.

곰팡이 가득했던 북향 집
문제는 그 시기에 살던 집 환경까지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나는 전세로 새로운 집을 구해서 들어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북향 집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집이 조금 습한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벽 곳곳에 곰팡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무리 닦아도 또 생겼고, 또 지워도 다시 올라왔다. 환기도 잘되지 않았고 집 안에는 항상 눅눅한 냄새와 곰팡이 냄새가 가득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환경 자체가 정말 건강에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당시에는 단순히 불편한 정도로만 생각했지, 그게 내 몸에 이렇게 큰 영향을 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몸이 무너지기 시작했던 순간
스트레스가 계속 쌓인 상태에서 곰팡이 많은 집까지 겹치게 되자 몸 상태가 점점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터 피부가 너무 간지럽기 시작했고, 피부묘기증 증상도 생겼다. 단순한 가려움이 아니라 잠을 못 잘 정도로 심한 날도 많았다.
거기에 천식과 비염까지 함께 나타났다. 숨 쉬는 것도 답답했고 아침마다 코막힘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예전에는 건강하다고 자신했던 내가 하루아침에 알러지 증상으로 고생하게 된 것이다.
스트레스와 환경은 정말 중요했다
그 일을 겪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스트레스와 생활환경이 건강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예민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몸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예전에는 단순히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스트레스가 실제로는 면역력과 피부 건강, 호흡기 건강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했다. 그리고 햇빛이 잘 들고 환기가 잘되는 환경이 왜 중요한지도 그때 처음 제대로 깨닫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