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대까지만 해도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정말 큰 사람이었다. 감기도 잘 걸리지 않았고, 체력도 좋은 편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앞으로도 건강하게 계속 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30대 초반이 되면서 내 몸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피로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증상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스트레스와 생활환경이 내 몸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줬던 것 같다.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던 시기
당시 나는 회사에서 정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매일 긴장 상태로 일을 했고, 퇴근 후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잠을 자도 피곤했고 몸이 계속 무거웠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상태가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달 이상 계속됐다는 점이다.
사람은 몸이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있다고 하는데, 내 몸도 그 시점부터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일들이 힘들게 느껴졌고, 컨디션도 점점 나빠졌다.

곰팡이 가득했던 자취방
그 시기에 살던 집 환경도 정말 좋지 않았다. 자취하던 집에는 곰팡이가 굉장히 많았다. 벽지에도 곰팡이가 있었고, 환기도 잘되지 않는 구조였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환경 자체가 건강에 엄청 안 좋은 영향을 줬던 것 같다.
특히 그 집에서 2년 정도 살았을 무렵부터 몸 상태가 급격하게 이상해졌다. 피부가 갑자기 너무 간지럽기 시작했고, 밤에는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였다. 단순히 건조한 정도가 아니었다. 긁어도 긁어도 계속 가려웠고, 온몸이 예민해진 느낌이었다.
피부 가려움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더 힘들었던 건 피부 문제만 생긴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천식 증상도 생기기 시작했고, 비염도 심해졌다. 숨 쉬는 게 답답할 때도 있었고 아침마다 코막힘이 심했다. 목에 가래가 계속 껴있고 기침은 계속 나는데 도대체 병명이 무엇인지 알수가 없어서 답답했다.
나는 원래 알러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다. 하루아침에 몸이 완전히 달라진 느낌이었다. 특히 피부 가려움은 생각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다. 밤에 잠을 자다가도 계속 긁게 되고, 일상생활 자체가 너무 힘들어졌다.
병원을 가도 답답했던 이유
처음에는 내가 무슨 병에 걸린 건지조차 몰랐다. 피부과도 가보고 여러 병원을 다녀봤지만, 명확한 원인을 듣기는 어려웠다. 그때 처음으로 “만성적인 가려움”이라는 게 얼마나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지 알게 됐다.
다행히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지르텍을 먼저 먹어보게 됐고, 이후 병원에서 피부묘기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그리고 항히스타민제를 먹으면서 그나마 증상을 조금 버틸 수 있게 됐다. 천식도 처음에는 병명을 몰라 헤매다가 대학병원을 가서 천식증상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흡입기를 하면서 숨 쉬는 게 조금씩 편해졌다.

건강은 당연한 게 아니었다
그 일을 겪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건강은 절대 당연한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스트레스와 생활 환경이 몸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보다 훨씬 컸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좋지 않은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몸이 정말 빠르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걸 직접 경험했다.
예전에는 피부가 가렵다는 말을 들으면 단순한 증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삶의 질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문제였다. 지금도 몸 관리를 계속 신경 쓰고 있지만, 그때의 경험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