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러지 체질이 된 뒤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식습관이었다. 예전에는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특별히 고민하지 않고 먹었다. 맛있는 음식이라면 무엇이든 즐겼고, 배달 음식도 자주 시켜 먹었다. 그때는 음식이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연성 알러지 검사를 통해 내 몸이 특정 음식에 반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음식을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보다 '내 몸이 편안한 음식인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고,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음식이 오히려 나에게 맞지 않는 음식이었다
검사를 받기 전까지 나는 정말 바닐라 라떼를 좋아했다. 커피를 마실 때도 대부분 바닐라 라떼를 선택했고, 달콤한 맛을 즐기는 편이었다. 계란도 정말 좋아해서 삶은 계란은 물론이고 계란이 들어가는 음식이라면 거의 가리지 않고 먹었다.
돌이켜 보면 내가 좋아했던 음식들에는 우유나 계란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아침에는 라떼를 마시고, 점심에는 크림 파스타를 먹고, 저녁에는 피자나 치킨을 주문하는 날도 적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하루에도 여러 번 우유나 계란을 섭취하고 있었던 셈이다.
배달 음식도 자주 이용했다.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니 직접 요리하기보다는 간편하게 주문해서 먹는 일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도 자주 먹게 됐다. 당시에는 단순히 입맛에 맞는 음식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검사를 받고 나서는 '내가 좋아했던 음식들이 오히려 내 몸에는 맞지 않았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음식들이 내 증상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검사 결과와 평소 식습관을 함께 돌아보면서 음식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몸의 반응을 보면서 음식을 선택하게 되었다
지연성 알러지 검사를 받은 이후에는 우유와 계란 흰자처럼 검사에서 반응이 있었던 음식들을 가능한 한 줄여보기 시작했다. 물론 완전히 끊는 것은 쉽지 않았다. 외식을 하거나 모임이 있을 때는 피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고, 예상하지 못한 음식에 들어 있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무조건 제한하기보다는 몸의 반응을 함께 살펴보는 방법을 선택했다. 음식을 먹은 뒤 피부가 평소보다 가렵거나 몸이 불편한 느낌이 들면 다음부터는 그 음식을 조금 줄여보려고 노력했다. 반대로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했다.
예전에는 맛있으면 계속 먹었지만, 지금은 '이 음식을 먹고 나면 내 몸이 어떨까?'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몸이 편안하면 그대로 유지하고, 몸이 예민해지는 것 같으면 조금 쉬어가는 식으로 나만의 기준을 만들게 되었다.
이런 습관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내 몸을 관찰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이전에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이제는 작은 변화도 조금 더 민감하게 살펴보게 되었다.
배달 음식보다 집밥과 한식을 선택하게 되었다
식습관이 바뀌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횟수가 줄었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서양 음식에는 우유와 치즈, 버터, 계란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피자와 파스타는 물론이고 빵이나 디저트, 크림소스 음식까지 다양한 메뉴에 유제품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예전처럼 아무 메뉴나 주문하기보다는 직접 요리하는 날이 많아졌다. 집에서 요리를 하면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마음이 편했다. 외식을 해야 하는 날에는 재료를 비교적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한식을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물론 가끔은 예전에 즐겨 먹던 음식이 생각나기도 한다. 하지만 몸이 편안했던 경험을 하고 나니 예전처럼 무조건 먹고 싶은 음식을 선택하기보다는 내 몸이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음식을 먼저 선택하게 되었다.
지금도 완벽한 식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나에게 맞는 음식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 예전과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알러지 체질이 되면서 불편한 점도 생겼지만, 한편으로는 내 몸을 더 이해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