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가 몸에 안 맞았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새 아파트는 깨끗하고 쾌적해서 건강에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전에 살던 집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고, 잠잠해졌던 알러지 증상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일이 일어났다.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몸이 하나둘 이상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는 깨끗한 집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좋은 환경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게 되었다.
이사한 지 며칠 만에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기 전까지는 알러지 증상이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였다. 물론 완전히 건강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전처럼 심한 피부 가려움이나 천식 증상은 많이 줄어 있었고, 이제는 괜찮아졌다고 생각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데 입주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갑자기 입 바깥쪽에 붉은 발진이 생기기 시작했다. 원래도 피부가 예민한 편이었지만 입 주변에 이런 발진이 생긴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음식 때문인지, 화장품 때문인지 여러 가지를 의심해 봤지만 특별히 달라진 것은 신축 아파트로 이사한 것뿐이었다.
입 주변 발진이 생긴 이후에는 피부도 점점 더 가려워졌다. 처음에는 잠깐 간지러운 정도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긁는 횟수가 늘어났고, 특히 집 안에서 오래 생활할수록 몸이 더 예민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상하다. 분명 좋아지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다시 심해질까?'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물론 이사와 증상이 같은 시기에 나타났다고 해서 새집이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에게는 너무 우연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시기가 정확하게 겹쳤기 때문에 생활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피부뿐 아니라 비염과 천식까지 다시 심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편한 것은 피부만이 아니었다. 원래도 비염이 있었지만 신축 아파트에 이사한 이후에는 코가 훨씬 더 자주 막히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코가 꽉 막혀 있었고, 집 안에 오래 있으면 숨쉬기가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감기도 이전보다 자주 걸리는 것 같았다. 단순히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지만 쉬어도 몸이 쉽게 회복되지 않았고, 목이 칼칼하거나 코가 막히는 날이 계속 반복됐다. 무엇보다 잠잠했던 천식 증상도 다시 심해졌다. 기침이 늘어나고 가래가 생기면서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흡입기를 다시 사용해야 할 정도였다.
피부 가려움과 입 주변 발진, 비염, 천식 증상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함께 나타나자 혹시 실내 환경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신축 아파트와 새집증후군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신축 건물에서는 벽지와 바닥재, 접착제, 페인트, 붙박이 가구 등 다양한 건축 자재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나 포름알데히드 같은 물질이 일정 기간 방출될 수 있다는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물론 이것이 내 증상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내 경험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알러지 체질이라면 집의 환경도 꼭 살펴봐야 한다고 느꼈다
신축 아파트에 대해 계속 찾아보다 보니 일부 자료에서는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물질의 농도가 충분히 낮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내용도 볼 수 있었다. 특히 환기 상태나 사용된 자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몇 년 정도 지나면서 실내 공기질이 점차 안정되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도 있었다.
물론 모든 신축 아파트가 같은 것은 아니고, 사람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도도 다르다. 어떤 사람은 아무런 불편함 없이 생활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나처럼 피부나 호흡기가 예민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처럼 이미 알러지 체질이거나 비염, 천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신축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좋은 집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수도 있다고 느꼈다. 집을 선택할 때는 환기가 잘되는지, 실내 공기 상태는 어떤지, 새집 냄새는 심하지 않은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다시 집을 선택할 기회가 있다면 입주 직후의 신축 아파트보다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충분히 환기가 이루어진 집을 우선 고려할 것 같다. 실제로 일부 자료에서는 신축 후 수년이 지나면서 실내 공기질이 점차 안정되는 경향을 소개하기도 하지만, 기간은 건물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경험은 나에게 '환경도 건강의 일부'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주었다. 음식만 조심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집의 환경도 몸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된 경험이었다.